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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바그너 그룹 : 푸틴 뒤통수 치냐

크아오크아 2023. 6. 24.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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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최전선에서 싸워왔던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이 러시아 군부와 갈등 끝에 군사를 돌려 러시아 모스크바로 향하고 있다. 바그너그룹의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군 지휘부가 목표라며 쿠데타가 아니라고 강조했지만,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프리고진이 조국을 배반했다고 선언했다.

 

바그너 그룹과 프리고진

바그너그룹의 수장 프리고진(가운데)
바그너그룹의 수장 프리고진(가운데)

 

푸틴 대통령의 고향인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의 러시아 사업가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지난해 9월 자신이 2014년에 와그너 그룹을 설립했다고 인정하면서 "러시아인을 보호하기 위해" 그렇게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회사를 '러시아의 기둥'이라고 불렀다.

10월 초 크렘린궁(대통령실)은 그를 진정한 시민이자 러시아에 대해 마음이 아파하는 사람으로 묘사했다.

한 달 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바그너 센터가 문을 열었다. 이 센터는 '러시아의 전투 능력을 높이기 위한 IT, 미디어 및 기본 군사 훈련 분야에서' 취학 아동과 청년들을 위한 교육 및 훈련 행사를 개최하는 고급 사무단지였다.

시아 국영 뉴스 통신들은 바그너 그룹을 그다지 언급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들은 이제 매일 수차례 와그너 그룹을 언급하고 수감자 모집에 대해 공개적으로 보도한다. 러시아 국영 채널인 NTV는 바그너 그룹을 "세계에서 가장 경험이 많은 군대"라고 묘사하는 기사를 실었다.

지난 주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러시아 하원 의장인 뱌체슬라프 볼로딘에게 편지를 써서 "모집된 수감자들에 대한 도움이 되지 않는 정보를 찾고 그들을 범죄자로 보이게 하는" 기자들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

프리고진은 관련 법을 더욱 강화해 바그너 그룹 신병의 범죄 과거에 대해 언론에 글을 쓰는 것을 금지할 것을 제안했다.

볼로딘 의장은 그 제안을 수락하고 적절한 의회 위원회에 러시아 형법에 대해 추진 가능한 개정안을 조사하도록 요청했다.

러시아 하원 의장은 "군대, 자원 봉사자, 신입 징집병, 와그너 그룹 소속 인원 등 우리나라를 수호하는 모든 사람은 모두 영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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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남방 500km 까지 북상

러시아 사령부 근처 바그너 그룹 전차
러시아 사령부 근처 바그너 그룹 전차

 

프리고진은 이날 바그너그룹의 공식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주의 주도인 로스토프나도누에 진입했다며 "비행장을 포함한 시의 군사 시설을 우리가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스토프주는 우크라와 국경을 접한 지역으로 특히 로스토프나도누는 러시아군 남부 군관구의 작전사령부가 위치한 곳이다.

프리고진은 같은날 새벽 텔레그램 성명을 통해 러시아의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참모총장이 바그너그룹을 파괴하려 했다며 이들을 징벌하기 위해 군사를 움직였다고 주장했다. 프리고진은 로스토프나도누를 장악한 이후 쇼이구와 게라시모프가 직접 오지 않으면 모스크바로 진격하겠다고 예고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바그너그룹은 이미 수도 모스크바를 향해 북상 중이다. 바그너그룹은 이날 로스토프주 북쪽의 보로네시주에 진입했으며 주도 보로네시의 군사 시설을 장악했다. 보로네시는 모스크바에서 약 500km 떨어진 곳이다.

영국 국방부는 같은날 트위터를 통해 "더 많은 바그너 부대가 보로네시주를 지나 북쪽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모스크바에 가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밝혔다. 이어 바그너그룹이 "러시아 최소 2개 지역에 진입했다"며 "로스토프나도누에서는 거의 확실히 우크라에서의 러시아 군사작전을 지휘하는 본부를 비롯한 핵심 군사기지를 장악했다"고 분석했다. 영국 국방부는 바그너그룹의 빠른 진격 속도에 러시아 정규군 일부가 "바그너를 묵인하며 소극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푸틴 "과도한 야망으로 조국 배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푸틴은 이날 TV연설에서 바그너그룹이 무장 반란을 일으켰다며 "우리는 등에 칼이 꽂히는 상황을 목격하고 있다. 반역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대응은 가혹할 것이다. 반역 가담자는 처벌될 것"이라고 경고한 뒤 "군을 상대로 무기를 든 모든 이들은 반역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로스토프나도누에 대해 "행정기구 작동이 실질적으로 중단됐다. 상황이 어렵다"며 "상황 안정을 위해 단호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은 연설에서 프리고진이 "과도한 야망과 사욕이 반역이자 조국과 국민에 대한 배반으로 이어졌다"며 "조국과 국민이야말로 바그너그룹의 군인들과 지휘관들이 우리 군과 나란히 싸우고 죽어간 목표"라고 비판했다. 그는 "속임수나 위협으로 인해 범죄적 모험에 휘말리고 무장반란이라는 중대 범죄의 길로 내몰린 이들에게도 호소한다"며 "지금은 전체 군의 단결이 필요한 때다. 우리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싸우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정부는 이날 프리고진에게 체포령을 내리는 동시에 수도 모크바와 주변 모스크바주, 보로네시주에 대테러 작전 체제를 발령했다. 또한 러시아 국방부는 텔레그램 성명을 내고 바그너그룹 전투원들을 설득했다. 국방부는 "프리고진이 당신들을 속여 범죄 위험에 끌어들였다"며 국방부 또는 법집행기관에 연락을 취하면 "안전을 보장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란 성공 가능성 작아, 경과 주목

이달부터 러시아를 상대로 반격을 가하는 우크라는 이번 사태에 긴장하고 있다. 우크라의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 고문은 24일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 엘리트들 사이의 분열이 너무 명백해 모든 것이 해결된 양 가장해도 소용없을 것"이라며 "프리고진 또는 반(反)프리고진 집단 중 누군가는 반드시 패배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러시아에서는 모든 것이 이제 막 시작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 역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로부터 현재 상황을 브리핑 받았다고 알려졌다. 애덤 호지 NSC 대변인은 "우리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진행 상황에 대해 동맹 및 파트너들과 협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럽연합(EU) 국가들도 연이어 이번 사태를 주목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영국 외무부는 불안정한 상황이 러시아 전역으로 확산할 위험이 있다면서 여행객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한편 미 싱크탱크인 전쟁연구소(ISW)는 관련 보고서에서 이번 사태에 대해 "성공할 가능성이 낮다"며 "프리고진이 엄청나게 오산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소는 푸틴이 군 지도부 해체와 관련해 군 지도부의 편을 들었으며 다른 고위 장교들도 프리고진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특히 바그너그룹에 가장 우호적인 군 인사로 꼽히는 세르게이 수로비킨 육군 대장은 이미 바그너그룹 인사들에게 프리고진을 따르지 말라고 요구했다.

영국 국방부는 24일 트윗에서 "앞으로 몇 시간 동안 러시아 보안군, 특히 국가방위군의 충성심이 이번 위기가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한 열쇠가 될 것"이라며 이번 사건이 "근래 러시아가 직면한 가장 중대한 도전"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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